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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부모 말습관, 아이를 키운다

by 쿼카아빠 2025. 4. 26.

육아를 처음 하다 보면 뜻하지 않게 아이에게 화를 내고, 그 뒤에 밀려오는 죄책감에 마음이 무너질 때가 많습니다. “오늘도 또 소리 질렀다… 이게 아이한테 상처가 되는 건 아닐까?”와 같은 생각을 아이를 키우며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죄책감에 빠져본 적 있을 겁니다. 감정이 앞서 큰 소리를 내고, 짜증 섞인 말을 한 뒤에는 ‘혹시 이게 아이에게 상처로 남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따라오기도 합니다.

이 글에서는 부모의 말과 행동이 실제로 아이의 발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건강한 반응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심리학적/의학적 근거와 함께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우리 모두 처음이라는 점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부모가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아이에게는 가장 큰 선물입니다.


1. 부모의 말과 행동이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

부모의 말과 행동은 단순히 순간의 분위기만을 좌우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는 크게 아이의 감정 조절 능력, 자존감과 자기 개념 형성, 그리고 두뇌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부모의 말투, 표정, 대응 방식이 바로 '감정 조절의 모델'이 되기 때문에 감정 조절 능력 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부모가 자주 소리를 지르거나 무시하면, 아이는 감정을 억누르거나 공격적으로 표현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출: Eisenberg et al., 2001, Developmental Psychology).

그리고 아이는 부모의 말과 반응을 통해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정의하게 됩니다. "왜 이것도 못하니!", "넌 참 착하구나" 같은 말들이 아이의 자존감 틀을 만드는 겁니다.  반복되는 부정적인 말은  '나는 부족한 사람'이라는 믿음으로 굳어질 수 있다고 합니다 (출처: Bracken, 1996, Journal of School Psychology). 그러니 아이에게 하는 말과 행동에 따라 아이의 자존감이 높아질 수도 낮아질 수도 있음을 인지하고 힘들고 어렵더라도 조심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두뇌 발달에 대한 영향입니다. 아이의 두뇌는 생후 3~5세 사이 급격히 성장하는 시기로 뇌 발달의 '황금기'로 불립니다 이 시기에 부모로부터 따뜻한 말과 안정된 행동을 많이 경험한 아기들은 스트레스 반응을 조절하는 뇌 회로가 건강하게 발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자주 화를 내거나 위협적인 언행을 접하는 경우, 아기의 몸에서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Cortisol)이 과도하게 분비됩니다. 코르티솔은 본래 위기 상황에서 몸을 보호하기 위해 분비되는 '방어 호르몬'입니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높은 스트레스 상황에 노출되면, 코르티솔이 지속적으로 높은 상태를 유지하게 되고, 이때 아기의 두뇌 중에서도 정서 조절과 기억, 학습을 담당하는 부위인 편도체(Amygdala), 해마(Hippocampus), 전전두엽(Prefrontal cortex)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요약하면, 아기 시절의 지속적인 부정적 경험은 단순히 '성격' 문제가 아니라, 신경회로 자체에 영향을 미쳐 이후 정서적 문제(불안, 우울, 충동성 등)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입니다.

 

2. 바람직한 부모의 말과 행동

그렇다면 아이의 감정 조절 능력을 키우고 자존감을 높이면서 두뇌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기 위해서 부모는 어떻게 말을 하고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명심해야 할 것은 모든 순간 화를 참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실수한 뒤 관계를 올바르게 회복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아이는 '실수해도 다시 사랑받을 수 있다'는 깊은 신뢰를 배우게 됩니다. 

먼저,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말고 솔직하게 표현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엄마가 지금 조금 힘들어. 잠깐만 기다려줄래?" 같은 말은 아이에게 부정적인 감정보다 훨씬 안정감을 주며 감정 표현의 '건강한 방식'을 배웁니다.  또한, 아이의 행동과 존재를 분리해서 바라보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너는 대체 왜 그러니!!"와 같은 부정적인 말보다 "엄마는 네가 소리치는 게 더 걱정된단다"라고 말해보세요. 이렇게 하면 아이는 내가 문제가 아니라 행동이 문제였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며 말에 대한 수용도를 높여주게 됩니다. 그리고 실수했을 때는 아이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 합니다. 부모도 실수할 수 있습니다. "아까 엄마가 화를 내서 미안해. 하지만 엄마는 너를 정말 정말 사랑해"와 같이 진심으로 말해주면 오히려 신뢰가 깊어집니다.

마지막으로, 아이의 감정을 읽어주고 이름 붙여주는 방법도 좋습니다. 아이가 속상해하거나 무서워하면 해당 감정을 "속상했구나" 혹은 "무서웠구나"와 같이 읽어주면서 공감해 주면 아이의 정서적 안정과 뇌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3.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 때, 회복하는 대회 예시

위에서 부모의 말과 행동이 아이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와 바람직한 말과 행동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다음으로는 화를 내서 미안한 마음이 들 때, 관계를 회복하는 대화 예시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실수하더라도 그 뒤의 회복 과정이 부모와 자녀 관계를 더 깊게 만들어주기 위해서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Tronick & Cohn, 1989). 아래 예시들을 참고해서 바람직한 회복을 통해 아이와 더 돈독한 관계가 되시기 바랍니다.

  1. 소리를 질렀을 때 "엄마가 아까 크게 소리 질러서 놀랐지? 정말 미안해. 너를 걱정하는 마음 때문이었어. 다음에는 더 차분히 이야기할게."
  2. 짜증을 냈을 때 : "엄마가 오늘 피곤해서 짜증을 냈어. 네 잘못은 아니야. 다음엔 더 따뜻하게 얘기할게."
  3. 아이를 무시했을 때 : "아까 네가 얘기할 때 엄마가 잘 못 들어줬지? 미안해. 네 말이 정말 소중해."
  4. 급하게 윽박질렀을 때 : "위험해서 급하게 소리친 거야. 엄마가 겁이 나서 그랬어. 다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야."
  5. 감정적으로 거칠게 행동했을 때 : "엄마가 아까 네 손을 세게 잡았지? 미안해. 엄마도 감정을 잘 다스리려고 노력할게."

아이 앞에서 감정을 완벽히 통제하는 부모는 없습니다. 육아 스트레스는 자연스러운 것이고, 실수는 성장의 일부입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와 감정을 공유하려는 노력과 실수 후 회복하려는 마음입니다. 내가 오늘 낸 짜증 한 번, 소리 한 번이 아이에게 상처가 될까 봐 걱정되셨다면, 이미 충분히 좋은 부모입니다. 오늘 이 글이 당신의 마음을 조금 덜 무겁게 만들어주었기를 바랍니다. 아이는 ‘완벽한 부모’보다 진심을 느낄 수 있는 부모와 함께 자라고 싶어 한다는 점을 명심하시길 바랍니다.